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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녀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자

부모의 생각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의 눈높이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자.

무엇보다 부모 중심의 관점, 사고방식을 버리자.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데서 벗어나자. 부모의 강압이나 강요는 어차피 효과 없음이 드러났다. 잔소리가 통했다면, 이 세상에 공부 못하는 아이가 없어야 옳다. 특히 극성스러운 부모로 정평이 난 대한민국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부모의 생각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의 눈높이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자. 역지사지(易地思之) 하자는 얘기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의 생각이 틀린 것은 하나도 없다. 나도 어릴 적에 그러지 않았던가. 엄마의 잔소리는 귀에 안 들어오고 얼마나 귀찮다고 했나’를 떠올리자. 어릴 적 부모님한테 가장 듣기 싫어하던 소리가 ‘공부해라’ 아니었던가. 우격다짐 식으로, 막무가내로 공부하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유혹이 많겠느냐는 관점에서 바라보자. ‘내가 어렸을 적에는 없던 온갖 제품, 먹거리, 놀이가 넘치는데 공부하기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 보자. 속에서 열불이 나겠지만 말이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결과물은 없으면서 자녀와의 관계만 악화시킨다. 부모의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공부하라’는 잔소리로 표출하지는 말자. 자녀의 행동을 바꿀 수도 없고 성과를 거둘 수도 없는 감정배설일 뿐이다. 대신 자녀와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대화도 가능하고 바람직한 성과도 도출이 가능하다.

2. 자녀의 행복에서 접근하자

성공을 부모의 경험이나 입장에서 정의할 것이 아니라 자녀의 행복한 인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자. 아무나 노력한다고 박지성, 박찬호, 손흥민, 유현진과 같은 스포츠 스타가 될 수 없듯이 공부도 재능이 있어야 한다. 공부에 흥미, 재능이 없는 아이에게 잘 하라고 강요한다고 되겠는가. 공부 잘해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도 과거의 성공신화다. 지금 공부 잘해서 공무원, 대기업 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상위 10% 정도에 불과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계층 이동 사다리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 못하더라도 나중에 사회에서 할 일은 많다. 공부 잘해봐야 기껏 월급쟁이 밖에 더 되겠나. 소득 3만 불을 넘은 대한민국은 다양화되고 창의적인 진로설계와 경력개발이 가능한 선진국이란 믿음을 갖자.

3. 자녀에게 꿈을

자녀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열망하도록 꿈을 키워주자. 아이가 어릴 적에는 ‘너 커서 뭐 하고 싶어?’라고 곧잘 묻는다. 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교에 들어가면 더 이상 아이의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무조건 공부만 잘하길 바란다. 공부만 잘하면 미래가 저절로 풀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장래희망이나 꿈 따위는 뒷전이고, 공무원, 교수, 변호사, 의사 등 안정적 직업인이 되길 원한다. 초등학교 부모의 9할은 생각이 똑같다. 하지만,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는 증시의 격언이 있다. 아이의 ‘장래희망’이라는 몸통은 망각하고 ‘공부’라는 꼬리만 붙들고 씨름하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꿈이 있는 아이는 준비하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꿈이 공부일 수는 없으며, 공부는 꿈에 다가가는 유력한 수단일 뿐이다.

꿈, 장래희망이 무엇이냐에 따라 공부는 그 내용이 달라진다. 학교 공부만이 공부는 아닌 것이며, 배움이 있다면 어느 것이나 공부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을 좋아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즐길 수 있느냐이다.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거부감을 키우고 종국에는 배움과 학습 자체를 무조건 기피하게 만든다. 한국인이 유독 책을 안 읽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꿈과 장래희망을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미국 LPGA 무대를 휩쓰는 한국 여자골프의 박세리 키즈들을 익히 알고 있다. 모든 국민이 외환위기의 어두운 터널에서 고통을 받고 있었던 1998년 5월 18일, 박세리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었다. 모든 국민이 좌절과 절망에 빠졌던 당시 박세리는 국민 영웅이 되었고, 그때부터 박세리 키즈는 자라기 시작했다. 당시 초등학교 4~6학년이었던 지은희, 신지애, 박인비, 최나연, 이지영 등은 세계 최고 골퍼의 꿈을 키웠고 지금은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호령 중이다.

4. 꿈을 이미지로 구체화

자녀의 장래희망을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도록 구체화해주자.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언어보다 사물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미국 대인관계 전문가 레스 기블린은 사람이 오감 중 시각에 83%나 의존하여 인지와 학습을 수행함을 강조했다. 더욱이 청소년들은 논리나 이성, 언어의 프레임이 아니라 감정, 이미지, 정서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즉, ‘공부 잘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추상적인 동기부여보다는 구체적인 직업을 떠올리도록 만드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과학자와 같이 막연한 장래희망보다는 자동차 개발자가, 자동차 개발자보다는 엔진 개발자와 같이 좀 더 명확한 이미지로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엔진 개발자를 직접 만나고, 그들이 일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능하다면 일하는 현장, 하는 일, 장비 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TV나 영화에 등장하는 직업들이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이미지로 사고하는 특성 때문이다.

5. 장래희망을 문서로

자녀의 장래희망은 반드시 스스로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문서화하자. 아이가 뚜렷한 꿈을 갖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의 재능, 욕구, 가치를 발견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의 장래희망은 부모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는 조력자에 그치고 아이가 주도적으로 장래희망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왜 그런가. 우선 아이가 장래희망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진다. 또, 인간에게는 고민을 해서 어떤 것을 결정했을 때는 그러한 선택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서 이를 인지부조화 이론이라고 한다.

또한, 장래희망은 반드시 아이가 스스로 문서로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문서로 기록한 약속이 말로 한 것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서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서는 또한 시각적 효과를 갖는다. 말은 공중에 흩어져서 흔적 없이 사라지고 뇌에 기억의 형태로 희미하게 남을 뿐이지만, 문서화된 약속은 시각화되면서 실체로서 영원히 남는다. 설사 순간적으로 내놓은 의미 없는 말이라 하더라도 문서화를 함으로써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일관성(consistency)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과 같은 목표도 문서화하여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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